남편을 떠나보다며 일상의 감사함으로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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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기금 작성일19-08-19 15:06 조회2,18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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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샘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마지막으로 남편 이용우씨를 떠나보내고 오히려 모든 것이 감사했다며 100만원을 기부한 이희분씨를 만났습니다.
(故)이용우씨는 2008년도에 간암이 발병되었습니다. 2013년도에는 이식 수술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이어갔 습니다.
부인 이희분씨는 아침저녁으로 드레싱을 하고 답답해할 남편을 위해 드라이브도 간혹 갔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지역의 큰 병원의 위치를 먼저 살폈고 차 안에는 항상 의사 소견서와 진료기록을 넣어두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는 통증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진통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미비하자 의사는 조심스럽게 호스피스 병동을 권했습니다. 호스피스 입원을 결정했지만 남편이 각혈하며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보다 더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자신이 이제 집에 갈 수 없다고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아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며칠 밤 동안 한숨도 못 자겠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마지못해 끌려오듯 호스피스 병동에 왔었다고 털어 놓은 이희분씨는 이제 호스피스 완화 의료가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이 저희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반겨주더라고요. 또 자원봉사자 분들이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 발마사지도 해주고 음악 치료와 미술치료도 해주고. 남편이 참 편안해 했어요. 덩달아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죠.
금방 헤어질 것 같았던 남편과도 4주 동안이나 함께 했으니 그 보다 더 큰 감사함은 없었죠”
이희분씨는 호스피스 병동에 있으면서 ‘감사한 일상’ 이라는 시도 지었습니다.
(중략)
긴 밤 알약으로 거뜬히 밤이 가게 해준 것에 대해서도
눈 부스스 껌벅이며 아침 먹어준 것에도
모두가 감사 한날
...
그래도 제일 감사 한 일은
내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눈 보고 얘기 할 수 있는
오라방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용우씨와 이희분씨는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도 특별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방학 때 집 앞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선생님이 지나가셨어요. 선생님~부르며 달려가니 용우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데 같이 갈래? 하시는 거예요. 저는 선생님 손잡고 아버님 문상을 다녀왔죠. 그 덕에 저는 여섯 며느리 중 유일하게 아버님 조문 다녀온 며느리가 되었죠”
이용우씨는 홀어머니의 농사일을 돕느라 고등학교를 늦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저는 그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마음에 쓰였어요. 중학생 동생 졸업식을 갔는데 남편이 다니는 고등학교도 옆에서 졸업식을 하고 있더라고요. 축하도 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었죠.”
이용우씨는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자다가도 뛰어 나갔다고 합니다. 그런 남편의 행동이 쓸데없는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지금 와 보니 모두 부메랑처럼 돌아 온 것 같다고 회상합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남편 핸드폰에 있던 한분, 한분께 연락을 드리는데 남편한테 이런 도움을 받았었다고 말씀해 주시 더라고요. 남편을 좋게 기억해 주고 계셔서 감사 했어요. 내 남편 참 잘 살았구나”
이희분씨는 호스피스를 통해 남편과 천천히 이별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진료과장님을 비롯한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 분들께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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