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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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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생명사랑기금 작성일19-12-16 16:33 조회1,8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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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초대

    -웃음치료사 왕순오-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마지막 삶을 정리하는 분들과 그들을 떠나 보내는 분들의 애달픈 사연이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러한 병실을 돌면서 그들의 추억 속에 있던 잊혀진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잠시나마 아픔을 잊을 수 있는 하모니카 연주를 선물 합니다. 이 시간은 저에게도 삶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지난 4년간 이 일을 해오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있습니다. 지난 10월에 만났던 40대 초반의 밝은 미소를 가진 그녀는 제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하모니카로 연주해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번도 그 곡을 연주해 본적이 없어 2주 동안 연습해서 꼭 들려드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종실에 있던 그녀의 어머니가 다급하게 저를 찾았습니다. 딸과 이별을 앞둔 그녀의 어머니는 투병중에도 제 노래를 좋아했던 딸의 마지막 길에 그녀가 좋아하던 곡을 선물해 달라고 부탁했고 저는 그녀를 위해 준비했던 ‘10월의 어느 멋진날’을 연주해 드렸습니다.

    저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행복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냈습니다. 이처럼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에 오직 그분 만을 위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고통 속에 있는 분의 마지막길까지 혼자가 아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 제가 이 일을 하며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얼마전 저는 특별한 초대를 받았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였던 그분은 가족이나 지인도 없이 홀로 외로이 임종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지켜보던 분이 제게 그의 마지막 길에 찬송가를 불러달라는 부탁하였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초대를 받아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찬송가를 불러드렸습니다.

     

    첫 인연이 마지막이 되는 가슴 아픈 순간이 계속되며 별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 가를 깨닫게 됩니다. 붙잡지 못하는 시간을 덧없이 흘러 보내며 감사하지 못했던 저를 반성도 해봅니다. 저는 오늘도 안양샘병원에서 삶의 문을 닫는 그 순간에 혼자가 아님을 위로해 드리고 작별의 인사를 건내 주기를 바라는 짧은 인연들의 마지막 초대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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