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마지막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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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기금 작성일20-10-08 09:38 조회1,7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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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올해 여름. 그간의 그리움을 다토해 내듯 길게 내리던 장맛비는 김정은 씨에게도 내리고 있었습니다.
김정은 씨는 안양샘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아내 백정자 씨를 위한 생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당신께 드리는 선물
안양샘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백정자 씨는 뇌종양입니다. 괜찮냐는 짧은 물음에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거나 천천히 끄덕이던 백정자 씨는 이제 고개도 움직이지 못하고 서서히 눈의 초점도 잃어 갔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며 김정은 씨는 이번 생일이아내의 마지막 생일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정은 씨는 아내가 좋아했던 가족들과 마지막 생일을 보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병원에서 생일잔치를 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소수의 형제들만 초대한다는 전제로 병원의 허락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생일날 백정자 씨 아들과 여동생이 먼저와 사회 복지사와 함께 소소한 먹거리를 챙기고 풍선을 달며 생일을 준비했습니다.
지방에 거주해서 병문안을 못했던 형제들은 백정자 씨 얼굴을 볼 수 있어 다행 이라며 마음껏 생일을 축하 해주었습니다.
음악치료사 선생님도 와서 부부가 좋아하는 노사연의 “만남”과 나훈아의 “영영”을 바이올린으로 연주 했습니다.
간호사, 담당 과장님, 목사님까지 함께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청각이 가장 마지막까지 지속되는 감각이 라는 말에 남편과 아들이 편지를 써, 백정자 씨의 귀에 또박또박 그리고 천천히 읽어주며 마음을 전했습니다.
생일 잔치가 끝나고 김정은 씨는 호스피스병동에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이렇게 잘 해 줄지 몰랐어요. 형제들과 함께 기쁘게 생일을 차려줘 감사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한바탕 생일잔치를 끝내고 조용한 병동에서 김정은 씨가 다시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쓰다듬어 주는 것이 었습니다.
젊은 시절 작고 고왔던 손도 어루만지고 치료의 부작용으로 얇아진 머리카락도 보드랍게 매만져 주었습니다.
김정은 씨는 두 손으로 아내의 얼굴을 감쌌습니다. 아내의 주름진 눈가와 볼, 입이 한가득 들어왔습니다. 김정은 씨의 손에 기대에 아내가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백정자 씨가 뇌종양 판정을 받은 지 2년이 되었습니다. 좋은 치료제와 의사 선생님을 찾아 이곳저곳 안 다녀본 병원이 없었습니다. 병원을 수 없이 다녔지만 가장 마음이 놓이는 곳은 이곳, 안양샘병원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합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아내가 마치 고통을 못 느끼는 것처럼 편안해 보인다고 합니다. 김정은 씨는 어느덧 호스피스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
“호스피스에 대한 만족감이 높습니다. 간호사 선생님, 자원봉사자 분들도 아주 잘해줬어요. 어떻게 이렇게 잘 하나 싶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못하거든요. 정성껏 잘해주니까, 아내를 보면서도 좋은 세상에서 편안하게 가는 거구나 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정은 씨는 코로나 19가 진정되면, 호스피스 봉사활동도 하고 싶어 합니다.
“고통을 안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편안하게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김정은 씨는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감사함으로 1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생일잔치를 끝내고 약 1개월 뒤인 지난 9월 초 백정자 씨는 임종했습니다.
■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 조치 사항이 시행되기 전에 진행되었으며, 코로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 호스피스 병동은 현대의학으로 적극적 치료를 할 수 없는 말기 암 환자에게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문의 031-467-9700 (안양샘병원 호스피스병동) / 031-389-3892 (G샘병원 호스피스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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